'의왕 스마트시티 퀀텀' 지식산업센터의 분양계약해제 및 채무부존재확인 등 소송이 있어 수원지방법원에 다녀왔습니다.
의뢰인들이 분양계약을 체결한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은 지하 3층 지상 10층, 총 831호실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서, 기숙사 154호실 및 상가 158호실까지 함께 들어있는 대형 집합건물입니다.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 지식산업센터의 시행사(분양사업자)는 당초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입주일을 "2024년 2월"로 안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지식산업센터의 사용승인은 2024년 6월 10일에서야 났습니다.
건축주가 신축한 건물을 사용하려면 '사용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옛날엔 '사용승인'을 '준공검사'라 불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준공검사, 사용승인이라는 용어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건축법상 '사용승인'은, 허가권자가 건축물의 공사가 허가받거나 신고한 내용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건축물 사용을 허락해 주는 것을 뜻합니다. 즉, '사용승인'은 공사를 제대로 했는지 검사한 뒤 공사를 제대로 했으면 그 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절차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 지식산업센터가 2024년 6월 10일 사용승인을 받았다는 얘기는, 그날부터 법적으로 건물 입주가 가능했다는 뜻입니다. 결과적으로 입주자모집공고에서 정한 입주예정일을 3개월 넘긴 셈입니다.
분양계약해제, 분양대금반환 소송에서 '사용승인일이 입주예정일을 3개월 넘겼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분양계약서 또는 공급계약서에서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입주예정일을 3개월을 도과했을 때'를 표기해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주예정일 3개월 도과사실'에 더하여 수분양자가 약정해제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으로 '매도인에 대한 이행최고'를 부가한 계약서도 더러 있습니다.
오늘 출석하였던 재판에서 저는 '입주예정일 3개월 도과'를 이유로 수분양자들이 체결한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분양대금을 반환하고 위약금도 함께 지급하라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분양사업자 측은 '2023년 7월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노조가 파업을 하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건설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이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입주가 연기되었으므로 수분양자들이 약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주민들의 민원 제기, 시위로 인해 사용승인절차가 지연되었다면서 '행정절차 지연'도 주장합니다.
도저히 분양사업자 측의 탓으로 볼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 IMF 사태로 인해 자재 수급의 차질이 있었을 때에도 법원은 이를 '불가항력적인 사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외부적 경제적 변동사유만으로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건설사들이 최근 여러 소송에서 코로나 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 가파른 물가상승, 춘천 레고랜드 사태 등을 '불가항력적 사유'로 주장하고 있으나, 법원은 이를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여러 수분양자가 민원을 제기하고 사전점검 행사까지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던 사안에서 '사용승인 등 절차 자체를 직접 방해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판시한 판결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사님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법원의 판사님은 그렇게 보신다하더라도, 우리가 하고 있는 소송의 판사님은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판사님을 설득해야 합니다.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반환을 구하는 소송은, 제가 사건을 수행하고 있는 수원지방법원 말고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출석한 분양사업자 측 소송대리인의 변론에 따르면 '30여개의 동종유사 사건이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분양사업자 측은 30여 개의 소송 중 가장 유리한 소송을 골라 거기서 판결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얻어 다른 재판들에 참고자료로 제출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30여개의 소송을 하다보면, 어떤 재판부는 분양사업자 측에 다정한(?) 시선을 보낼 수도 있고, 상대방 소송대리인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허술할 수도 있으니까, 분양사업자 측이 선택한 소송이 어떤 것일지 신경이 쓰입니다.
제가 수행하는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 관련 소송들이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지만, 상대방들이 집중하는 그 사건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