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충북혁신도시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 관련 재판이 있었습니다.
당일 재판준비를 위해 지난 기일까지 제출되었던 기록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오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변론기일에 재판부가 원,피고의 주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향후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그려보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하여 그 자리에서 떠오른 기발한 주장을 날카롭게 펼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드라마 내내 숨어다니며 애간장을 태우던 증인도 갑자기 법정에 나타나 모든 사람을 놀래키며 승소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민사재판은 서면공방이 주가 되고, 법정은 재판부가 쌍방이 서면을 통해 주장한 내용과 증거를 확인하고 재판을 이끌어가는 자리라 보시면 됩니다. 민사재판의 핵심은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같은 제목의 서류이고, 즉석에서 하는 구두변론은 중요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판사님들도 사람입니다. 서면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을 재판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합니다. 판사실에서 사건기록을 보며, 거침없고 도전적인 이 서면을 작성한 변호사는 어떻게 생겼을까, 말도 시원시원하게 할까, 이런 황당한 일을 겪은 원고는 법정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반대편에 있는 피고는 어떤 자세로 재판에 임할까 등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사건기록을 보며 궁금하고 답답했던 부분을 기억해 두었다 법정에서 물어보려 준비합니다. 그렇기에 변호사는 변론기일 법정에서 벌어질 일을 미리 그려보는 겁니다. '판사님은 이런 주장에 대해 이런 질문을 하실 거야' '그러면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해가 되시겠지' '그리고 향후 재판진행절차에 대해 궁금해 하실 거 같은데, 다음 기일에는 어떤 증거를 신청하고, 그 다음에는 증인신문을 하자고 말씀드려야지' '이런 증거를 신청하면 상대방이 틀림없이 반대의견을 낼텐데 이런 논리로 내 증거신청을 관철시켜야지' 등 일종의 이미지트레이닝을 해 봅니다. 변호사생활을 처음 시작할때는 이게 참 어려웠습니다.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사건이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그때 대응하기 바빴고 예상치못한 상황에 허둥지둥했던 순간도 있었지요. 그땐 밤에 '이불킥'을 하면서 저의 부족함을 반성했습니다. 어느덧 경력 16년차 변호사가 되고 보니, 이런 이미지트레이닝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같이 법정에 가던 신입변호사에게 '오늘 재판 어떻게 진행될 거 같어?' 라고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신입변호사의 답을 들어보니 그 시절의 저보다는 훨씬 낫더군요..잘 뽑았네요 ㅎㅎ 아직까지 '법정의 디테일'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못하지만 장래가 촉망됩니다. 영화계에서도 괜히 '봉테일'이 있는 건 아니겠죠? 부동산소송은 할수록 실전경험이 참 중요하다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당일 재판이 이루어진 수분양건물은,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