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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음성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 법정 출석기 (1) / 법무법인 휘명2025-03-31 15:40
카테고리대외활동
작성자 Level 10

지난 3월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충북혁신도시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 관련 재판이 있었습니다.


당일 재판준비를 위해 지난 기일까지 제출되었던 기록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오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떠올려 보았습니다. 변론기일에 재판부가 원,피고의 주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향후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그려보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하여 그 자리에서 떠오른 기발한 주장을 날카롭게 펼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드라마 내내 숨어다니며 애간장을 태우던 증인도 갑자기 법정에 나타나 모든 사람을 놀래키며 승소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민사재판은 서면공방이 주가 되고, 법정은 재판부가 쌍방이 서면을 통해 주장한 내용과 증거를 확인하고 재판을 이끌어가는 자리라 보시면 됩니다. 민사재판의 핵심은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같은 제목의 서류이고, 즉석에서 하는 구두변론은 중요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판사님들도 사람입니다. 서면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을 재판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합니다.

판사실에서 사건기록을 보며, 거침없고 도전적인 이 서면을 작성한 변호사는 어떻게 생겼을까, 말도 시원시원하게 할까, 이런 황당한 일을 겪은 원고는 법정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반대편에 있는 피고는 어떤 자세로 재판에 임할까 등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사건기록을 보며 궁금하고 답답했던 부분을 기억해 두었다 법정에서 물어보려 준비합니다.

그렇기에 변호사는 변론기일 법정에서 벌어질 일을 미리 그려보는 겁니다.

'판사님은 이런 주장에 대해 이런 질문을 하실 거야'

'그러면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해가 되시겠지'

'그리고 향후 재판진행절차에 대해 궁금해 하실 거 같은데, 다음 기일에는 어떤 증거를 신청하고, 그 다음에는 증인신문을 하자고 말씀드려야지'

'이런 증거를 신청하면 상대방이 틀림없이 반대의견을 낼텐데 이런 논리로 내 증거신청을 관철시켜야지'

등 일종의 이미지트레이닝을 해 봅니다.

변호사생활을 처음 시작할때는 이게 참 어려웠습니다.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사건이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그때 대응하기 바빴고 예상치못한 상황에 허둥지둥했던 순간도 있었지요. 그땐 밤에 '이불킥'을 하면서 저의 부족함을 반성했습니다.

어느덧 경력 16년차 변호사가 되고 보니, 이런 이미지트레이닝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같이 법정에 가던 신입변호사에게 '오늘 재판 어떻게 진행될 거 같어?' 라고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신입변호사의 답을 들어보니 그 시절의 저보다는 훨씬 낫더군요..잘 뽑았네요 ㅎㅎ

아직까지 '법정의 디테일'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못하지만 장래가 촉망됩니다. 영화계에서도 괜히 '봉테일'이 있는 건 아니겠죠? 부동산소송은 할수록 실전경험이 참 중요하다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당일 재판이 이루어진 수분양건물은,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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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1339번지 대 6785.7㎡ 지상 ‘충북혁신도시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인데, 이 지식산업센터 사건은 '라이브 지식산업센터'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라이브' 지식산업센터?? 뭔가 이상하지 않으세요?? '라이브'는 '살다'는 의미의 'Live'인데,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이잖습니까? 공장에서 사나?

도대체 두 개가 어떻게 조합되는지 헷갈립니다.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같은 느낌입니다.

2022년 이전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정부의 규제가 심했었죠. 그래서 규제가 덜한 지식산업센터, 아파텔, 생활형숙박시설로 투자수요가 몰린 적이 있었습니다.

분양사업자들은 그런 투자수요를 잡기 위해 '라이브 지식산업센터'라는 컨셉으로 분양광고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겉은 지식산업센터지만 내부 구조는 호텔형 콘도, 주거용오피스텔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물을 설계하고 시공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제가 음성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 현장에 가보니, 이곳이 지식산업센터인가, 호텔형 콘도인가 헷갈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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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양자들 말에 따르면, 별도 옵션계약을 통해 '바닥난방'까지 설치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문제가 됨을 깨달았는지, '바닥난방'이 아닌 '난방시스템'으로 명칭을 바꾸긴 했답니다.

바닥난방이 되면 주거용 오피스텔과 뭐가 다른지요? 거기다 확장형 발코니, 빌트인냉장고, 세탁기도 무상옵션으로 있다고 하니, 수분양자들이 주거용건물인지 아파트형공장인지 헷갈릴만 하지 않겠습니까?

이 사건의 쟁점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제가 전국의 여러 분들과 수백번은 상담해 보지 않았겠습니까?

이런 '음성 스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사례들이 꽤 많습니다. 분양률을 높이고 오로지 파는데에만 집중한 시행사, 신탁사, 분양대행사들이 수분양자들에게 '라이브 오피스', '아파텔', '라이브지식산업센터' 라는 내용으로 허위과장광고를 많이 하였습니다.

수분양자들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레지던스, 섹션오피스, 생활형숙박시설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데, '주거도 가능하고 임대도 가능하고 전매도 가능하다, 이름만 다르지 거기서 거기고 다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두리뭉실한 설명을 해대니 수분양자들은 헷갈린 상태에서 그냥 분양계약서에 서명날인하고 계약금을 입금한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게 같은게 아닌겁니다.

분양계약을 하고 한참 뒤 저같은 변호사의 분석과 설명을 듣고,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분양계약해제, 분양대금반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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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에 대해서는 설명드릴 내용이 더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다음 편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분양자들의 입장에서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